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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이

얼룩이와 건곤감리 출산 후 얼룩이는 많이 힘들었던 건지 얼굴이 퉁퉁 부어 있었다. 지금은 부기도 빠지고 임신 전보다 이뻐졌지만 그땐 보기에 민망할 정도였다. 새끼들 이름을 지어줬다. 검은색과 흰색이 섞여있는 모양이 태극기의 4귀퉁이를 연상시키길래 얼굴에 흰색 털이 적은 녀석부터 건, 곤, 감, 리라고 부르기로 했다. 건이는 콧망울부터 가슴까지 하얀 털이 나 있다. 곤이는 콧날처럼 하얀 털이 나 있고, 감이는 얼굴 왼쪽에 점이 있고, 리는 오른쪽에 점이 있다. 4월 말에 출장 갈 일이 생겼다. 2박3일 집을 비웠는데 얼룩이가 새끼들을 데리고 이사를 가버렸다. 그러나 이내 새로운 집을 공개한 얼룩이. 뒤뜰 쓰레기더미(주인집에서 버려둔 모양으로 썩지도 않는 쓰레기들을 여기저기 대량으로 쌓아두었다)에 드럼통이 있는데 그 안에서 .. 더보기
며칠 집을 비웠다가 돌아왔는데 룩이를 앞장세워 냥이 4녀석이 다 달려온다. 먹을 거리만 있으면 집을 떠나지 않는 모양이다. 어딘가 외출했다가 쪼르르 달려와준 룩이가 사랑스러워 간식을 냈는데 다른 녀석들은 가까이 오지도 않는다. 그새 경계심이 더 커졌나보다. 사료를 넉넉하게 부어놓고 다녀와서인지 새로 그릇에 부어준 사료엔 관심도 없고 물 그릇에 일제히 머리를 들이민다. 목이 얼마나 말랐으면.. 겨울엔 장기 외출할 때 물을 공급하기가 가장 힘이 든다. 수도를 열어놓고 갈 수도 없고 야외에서 생활하는 터라 자율급식기든 받아둔 물이든 얼어버리기 쉽상이므로. 사람이 없다고 용변도 마당에서 해결한 건지 똥 냄새가 많이 난다. 녀석들아, 똥은 좀 밭에다 싸란 말이다. 봄이 오면 싱그런 새싹이 자라날 테니.. 더보기
고양이들의 식탁 밥 달라고 창틈에 매달리는 룩이 덕분에 네 식구 식탁이 차려진다. 언제라도 도망칠 자세로 장독 위에 올라선 호랑이, 룩이 밥그릇에 머리를 들이미는 새랑이, 자기 밥그릇을 확실히 챙기는 노랑이.. 어느새 자리가 정해진 고양이들의 식탁이다. 더보기
지붕 위의 고양이 배고프면 창문을 두드리는 룩이가 요즘 즐겨찾는 장소는 지붕이다. 지붕을 잇느라 꽂아놓은 나사못에 행여나 찔릴까봐 걱정스러운데 정작 룩이는 태연하게 지붕 위를 누린다. 룩이네 식구가 하나 더 늘었다. 아마도 노랑이, 새랑이 아빠인 듯 닮았는데 덩치는 넷 중 제일 작다. 아마도 한달 전부터 사료를 먹기 시작한 룩이 가족이 그동안 커버린 탓일 테다. 얼굴이 호랑이를 닮아 호랑이라고 이름을 붙여줬는데 겁이 많아 좀체 사진에 찍히지 않는다. 마치 이 외딴 시골집이 고양이 마을이 된 듯한 요즘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