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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내기

주택담보대출과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최근 몇 년간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이자는 오름세였습니다. 작년 9월 4일 제 주담대 금리는 2.89%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원금상환식 대출이라 갚아야 할 원금이 줄어들었는데도 납입해야 하는 대출 이자는 갈수록 금액이 커졌고, 도무지 이자가 내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때마침 정부가 주택금융공사를 통해 최고 2.2%로 금리가 고정되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하 서안대) 신청자를 모집했습니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몰려드는 신청자들 때문에 접속도 원활하지 않았지만 클릭을 거듭한 끝에 신청에 성공했고, 심사를 거쳐 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이번 달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2.44%였습니다. 한국은행의 0.5% 기준금리 인하가 적용되는 다음달부터는 서안대 고정금리보다 낮아질 전망입니다.

이쯤되면 탄식이 쏟아져 나올만 하죠. 에고고.. 조금만 기다리지~ 다시 주담대로 갈아타려나~

그런데 말입니다!
저는 서안대로 전환하지 않았다,기 보다는 서안대로 전환하지 못했습니다. 무슨 제출 서류가 그렇게나 많던지요. 잠도 못 자고 일하던 한창 바쁜 시기에 하루를 꼬박 써서 준비한 서류가 미. 비. 했다네요.

전화가 왔습니다. 분명 홈페이지에 공지한 서류제출기간이 지났는데도 전화가 와서는, 덜 낸 서류를 내라는 것이었습니다. 혹시 개인정보를 빼내려는 보이스피싱인가 싶어서 주택금융공사로 확인전화도 했더랬습니다. 직원이 맞다고 하더군요. 서류 하나를 더 냈지만 그래도 미. 비. 했습니다. 계속 전화가 왔습니다. 일에 집중할 시간이 모자라 서류 내는 걸 포기하고 전화도 받질 않았습니다.

코로나19가 우리나라를 강타하기 직전까지도 전화가 왔다지요.

휴~ 천만다행이지 않은가요? 서안대를 다시 주담대로 갈아타려면 30년 상환 약정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가 붙는데 이 금액이 또 상당하니, 쉽게 갈아탈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따지고보면 저는 급할 것이 없었습니다. 10월 4일 대출금리가 2.58%로 떨어졌기 때문이죠. 작년 7월 18일 기준금리가 떨어졌는데 석달이 다 지나서야 반영이 된 겁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이쯤에서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부는 왜 하필 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한 9월에 서안대를 출시한 것일까요? 더구나 국제 금리조차 하락하고 있던 시점에 말입니다.

출처: 한국은행 보도자료



서안대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 아니라 은행형, 혹은 자본형 안심전환대출은 아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