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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밖은 위험해/맛&

[양양] 달래촌 착한식당

입암리에서 더 골짜기로 들어가면 하월천리라는 곳에 달래촌이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영농조합 법인을 세우고 숙박시설과 음식점, 찜질방, 힐링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더군요. 1인 기준으로 1박에 15만원, 2인 기준으로 각 9만원, 6인 기준 6만원 요금으로 석식과 조식, 달래길 탐방, 찜질방 이용 등을 할 수 있답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저는 달래촌 식당에서 식사만 하고 왔어요.

달래촌 식당은 먹거리 X파일에서 착한식당으로 인정받은 점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듯 보였어요. 입구 간판에서부터 착한식당을 강조해 놓은 걸 보면요. 착하기보단 잘 정돈된 느낌이었어요.

사전예약이 필수인 곳이라 예약을 하고 갔더니 멋진 액자가 걸린 자리를 배정해 주셨더군요. 처음 방문인데 제 취향을 어찌 아셨는지.. 정영순님의 멋진 시구와 필체가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숙박객들의 아침식사부터 준비해야 해서인지 저녁식사는 7시까지만 할 수 있더라고요. 화요일에 쉬는 날도 있으니 다시 방문할 때 잘 기억해둬야겠어요.

밥값은 꽤 비싸죠? 자주는 못가겠더라고요. 그래도 귀한 손님 모시고 갈 수도 있으니..

밥을 기다리는 동안 생강나무 차가 나왔어요. 김유정의 동백꽃이라는 소설에서 동백이 빨간 남녘의 그 동백이 아니라 생강나무꽃이잖아요. 그래서 생강나무를 볼 때마다 동백꽃 소설을 떠올리는데 이날도 그랬어요. 하얀 저고리를 입은 점순이가 되어 음식을 기다립니다.

메밀가루 반죽에 당귀를 넣은 전과 청국장을 얹은 샐러드가 전채요리로 나왔어요. 전에 샐러드를 얹어 먹는 거라죠.

반찬 중에는 생강나무잎 장아찌와 헛개나무잎 숙채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잔대쌈이나 제피, 가죽무침도 인상 깊었고 감자조림이나 우엉튀김도 조리법이 색달랐고요.

재료 맛을 살린 음식이라 양념은 대체로  심심했어요. 가자미구이를 조금 떼어 아기냥이에게 줄 수 있었을 만큼이나.. 고양이들에겐 양념한 음식이 해롭거든요. 동행이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편이라 걱정했는데 몸보신한다는 생각으로 잘 먹더라고요. 사진엔 없지만 청국장도 많이 남기지 않았네요.

그래도 맛은 좀 아쉬웠어요. 특히 청국장엔 멸치육수를 진하게 냈더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버섯밥엔 처음 보는 버섯들이 많더군요. 까치버섯(먹버섯)은 치매예방에 좋다고 하니 산을 오르내릴 때 눈여겨 봐야겠어요.

역시 저는 산채밥이 좋더라고요. 산나물 좋아하시는 분들껜 강추하는 달래촌 착한식당입니다.